“10년 뒤 서울시향의 경쟁상대는 베를린 필하모닉입니다.”
정재왈 신임 서울시향 대표가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과 함께 서울시향을 세계적 수준의 오케스트라로 만들어가겠다. 허황된 목표가 아니라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제시하겠다”며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정 대표는 중앙 일간지 기자 출신으로 LG아트센터, 서울예술단, 예술경영지원센터, 고양문화재단 등 문화예술 기관에서 경험을 쌓았다. 취임 직전에는 서울사이버대 부총장으로 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극장과 예술단체에서 일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관객을 모으는 것이었다. 하지만 서울시향의 경우 패키지 티켓이 판매 당일 모두 팔릴 정도로 관객층이 두껍다”면서 “경영자로서 서울시향의 부족한 시스템과 제도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피력했다.
올해 서울시향은 전신인 고려교향악단으로 창립한 지 80년, 세종문화회관 전속 예술단에서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지 20년의 기념비적인 해를 맞았다. 정 대표는 “지난 20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10년은 부흥기, 이후 10년은 약간의 침체기였다”고 털어놓으며 “이제는 도약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 대표가 이야기하는 부흥기는 지휘자 정명훈이 예술감독으로 서울시향을 이끌었던 초기 10년(2006~2015년), 침체기는 정 전 감독과 박현정 당시 대표의 갈등과 이로 인한 각종 소송전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등을 가리킨다. 정 대표는 “이제 과거의 찌꺼기는 전혀 없다. 여러 송사도 다 해결된 상태”라면서 “직원과 단원 모두 하나의 팀으로 현재와 미래만 보고 간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향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단원 평가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데다 정년도 없어서 서울시의회의 지적을 매년 받고 있다. 서울시향이 매년 서울시 산하 출연기관 경영평가에서 늘 최하위권에 머무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래 서울시향은 재단법인 출범 이후 매년 오디션에서 하위 5%를 탈락시키는 평가제를 채택했었다. 2015년 개선에 대한 논의가 나오던 시점에 정 전 감독이 박 전 대표와의 갈등 끝에 떠난 이후 단원 평가가 아예 없어졌다. 여기에 2019년 체결된 서울시향 노사 단체협약이 사용자 고유권한인 인사평가나 채용까지 노조의 합의가 필요하도록 바뀐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 대표는 “우선 정년 문제부터 올해 안에 결론을 낸 뒤 하나하나 풀어가겠다”면서 “노조와 일정 부분 논의했고, 함께 노력하자는 다짐을 했다”고 밝혔다.
장지영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국민일보 관련뉴스]
▶ 네이버에서 국민일보를 구독하세요(클릭)
▶ ‘치우침 없는 뉴스’ 한국토토뉴스신문 구독하기(클릭)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