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골, 한옥마을 일대 흡연 행위 ‘비일비재’
흡연 부스 설치 등 대안 필요 목소리도
객사 5길 거리에 금연거리를 알리는 현수막과 바닥 페인트 등이 설치돼 있다. 김경수 기자
전주시가 주민 불편 등을 개선하기 위해 지정·운영하고 있는 금연거리에서의 흡연 행위가 비일비재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지자체의 단속이 한계를 보이고 있는 만큼, 흡연부스 설치 등 또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객사5길 한성호텔 뒤편. 골목 곳곳에 금연거리를 뜻하는 바닥 페인팅과 현수막 표지판 등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골목 화단에는 ‘이곳은 금연거리입니다. 흡연 시 과태료 5만 원이 부과됩니다.’가 큼지막하게 붙어있었다. 그러나 골목 구석에는 수십 개의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었다. 인근 상인 A씨는 “그나마 지금은 나아진 것이다”며 “예전에는 정말 수만 개의 담배꽁초가 쌓여있었다”고 말했다.
객사 ‘너구리골’ 구석에 담배꽁초들이 떨어져 있다. 김경수 기자
해당 골목은 당초 ‘너구리골’이라고 불렸다. 성인들과 청소년들이 해당 골목을 찾아 흡연을 하면서 상습 민원이 발생했고, 이에 전주시는 해당 구간을 금연거리로 지정한 뒤, 단속 행위 등을 벌였지만, 미흡한 모습인 것이다.
앞서 찾은 전주시 한옥마을도 상황은 비슷했다. 한옥마을 일대는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한옥마을 골목은 물론 대로변에서도 담배꽁초가 곳곳에 보였다. 한 인테리어 업자는 상가 공사를 진행하며, 담배를 문 채 일을 하고 있었다. 해당 상가 앞을 지나가던 여성들은 담배를 피는 모습을 보자 반대편 인도로 도망쳤다.
전주시 한옥마을의 한 상가에서 중년 남성이 담배를 피고 있다. 김경수 기자
환경미화원 B씨(80대)는 “오늘도 청소를 하면서 담배꽁초를 많이 주웠다”며 “골목은 물론 걸어 다니면서 담배를 피우고 버리고 가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시는 현재 이 같은 금연거리 운영을 위해 7명의 단속요원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해당 인원이 전주시 일대의 총 2만 3949개소를 담당한다. 올해 전주시 보건소에 흡연으로 적발된 건수는 249건이다.
이런 가운데 흡연 부스 설치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흡연자 C씨(30대)는 “금연구역이라고 해도 담배를 피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곳을 찾아 담배를 피우기 마련이다”며 “차라리 담배를 어디서 펴야 하는지 정해주고 부스를 만들어준다면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부스를 찾아갈 것이다”고 주장했다. 실제 서울시 성동구는 사무실 밀집 지역에 흡연 부스를 설치한 뒤 흡연 관련 민원 저하와 담배꽁초 무단투기가 근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흡연 부스를 설치하면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관리 부분에서 부정적인 영향도 있어 지양하고 있는 편”이라며 “그나마 최근 시민의식이 많이 높아져 금연거리에서 들어오는 민원은 크게 줄었다. 다만 필요성이 있다는 고민을 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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