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구매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제수용품을 고르는 시민들의 모습.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설 명절을 앞두고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큰 가운데 설 명절 이후 물가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 0.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는 한 달 새 2.8% 급등했다.
이같은 물가 상승은 △감귤(전월 대비 22.6%) △무(22.0%) △닭고기(14.3%) △쇠고기(4.1%) 등이 견인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설을 보름 앞두고 조사한 올해 설 차례상의 차림 비용 평균은 20만 3349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올랐다.
전년도 기저 효과를 누렸던 소·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24일부터 아메리카노를 포함한 음료 22종의 가격을 인상한다. 지난해 8월에도 한차례 가격을 인상했는데, 당시에는 실시하지 않았던 톨 사이즈 음료까지 가격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설 명절이 지나면 제품 가격 인상 기조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사태 이후 행정부의 압박이 크게 완화됐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들어서 주요 식품기업이 가격을 인상하려면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와 논의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상 계획을 통지만 하면 되는 수준으로 바뀌었다는 전언이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주요 식품기업들의 릴레이 가격 인상이 이뤄진 바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폭락한 원화 가치로 1달러 환율은 1400원 선 위를 고공 행진 중이다. 다행히 1500원 선을 넘진 않았지만, 높아진 환율은 원자재 수입에 가격 부담을 주는 상황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관세에 대한 우려까지 강해지고 있고, 커피 원두·코코아·밀가루 등은 기후변화 등으로 공급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정치권이 조기 대선 체제로 돌입하면 업체들은 다시 가격 인상에 눈치를 봐야 한다. 업체들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반감을 최소화하면서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의 제품 가격 인상을 시도할 적기라고 보는 것이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정부의 물가 그립이 약하고, 우려는 커지는 상황이 별로 없다”며 “가격을 올렸다고 비판받기 쉬운 설 명절도 지났으니, 2월부터는 본격적인 가격 조정에 나서는 업체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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