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둔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이 뉴스를 시청하며 기다리고 있다. 2025.01.24/뉴스1 ⓒ 한국토토뉴스장시온 기자
“기분만 상하는 탄핵 뉴스, 설 명절에는 끊을 거야”
(서울=뉴스1) 장시온 김종훈 기자 = 설 연휴를 앞둔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TV 뉴스를 보고 있던 한 60대 남성은 명절 선물 보따리를 품에 안은 채 “김해에서 올라올 아들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서울역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은 일찌감치 고향을 향하는 시민들로 이른 아침부터 붐볐다. 대합실은 양손 가득 가족을 위한 선물을 든 채 차편을 기다리는 시민들로 빈자리가 없었고 아이들은 들뜬 마음에 곳곳을 뛰어다녔다.
일부 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과 여야 지지율이 역전됐다는 뉴스가 대합실 TV에 나오자 발걸음을 멈추고 유심히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연휴에는 뉴스를 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향에 내려간다는 연 모 씨는 “정치에는 관심 끊었다”며 “뉴스 보면 머리만 아플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손녀 둘을 무릎에 앉힌 채 뉴스를 보던 70대 정 모 씨도 “정치인들 싸우는 게 하루 이틀이냐”며 “뉴스에 관심을 끊고 푹 쉬고 싶다”고 했다.
고향의 지역색 때문에 명절에 정치 얘기를 피하고 싶다는 시민도 있었다.
경남 창원이 고향이라는 최 모 씨(41)는 “고향이 영남이라 한쪽으로 치우친 분들이 많아서 정치 얘기는 피할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부산이 고향이라는 이 모 군(18)은 “친형은 계엄령을 잘했다고 생각하더라”며 “부모님은 ‘마음대로 하라’는 식이라 이견이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설 연휴를 앞둔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이 뉴스를 보고 있다. 2025.1.24/뉴스1 ⓒ 한국토토뉴스김종훈 기자
이날 서울역과 고속버스터미널에는 바쁜 시간을 쪼개 부모님을 보기 위해 고향에 내려가는 취업준비생도 눈에 띄었다.
강원 속초로 간다는 설 모 씨(23)는 “연휴에도 영어 자격증 시험공부를 할 것”이라며 “학생이라 선물은 준비하지 못했지만 자주 뵈러 가지 못해 2월까지 있으려고 한다”고 했다. 대구에 간다는 라 모 씨(24)도 “졸업하면 바빠질 것 같아 부모님을 보고 싶은 마음에 내려간다”고 웃어 보였다.
한편 이번 설 연휴는 정부가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며 6일 연속 이어진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연휴를 하루 앞둔 24일 전국 교통량은 570만대로 예상돼 평소 금요일보다 혼잡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기간은 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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