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한국전쟁 75년을 맞아 광화문광장에 우방국에 감사를 전하고 세계와 소통하는 공간을 만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6.25 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은 상징 공간 ‘감사의 정원’ 조성에 들어간다고 3일 밝혔다. 이날 발표에 나선 오세훈 시장은 감사의 정원 조성계획과 함께 설계공모로 진행된 상징조형물 당선작 ‘감사의 빛 22’도 직접 공개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감사의 정원’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설계공모전으로 구체성을 더해 이번 작품을 선정했다. 이를 통해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고 전 세계인과 함께 서울과 광화문의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 획기적인 상징조형물 당선작을 내놓기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당시 우방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번영은 결코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600년 우리나라의 중심지로, 대한민국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이 오롯이 담긴 광화문광장에 ‘감사의 정원’을 만들어 이곳을 찾는 세계인에게 감동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특히 ‘광화문 광장’은 역사적으로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공간으로 역할을 해왔으며 시민뿐만 아니라 서울을 찾는 외국인에게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 마크로 손꼽히는 만큼 감사의 정원을 조성하는 데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먼저 시는 대한민국을 있게 해 준 우방국에 대한 감사를 일상 속에서 기억하는 상징조형물을 만든다. 조형물은 참전국을 상징하는 22개의 검은 화강암 돌보, 보 사이의 유리 브리지 등으로 구성된 지상부와 참전국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감사의 공간이 들어선 지하부로 구성된다.
지상부에는 6.25 참전국에 대한 감사를 시각화한 5.7~7m 높이의 22개 조형물 ‘감사의 빛 22’를 설치한다. 시는 22개 참전국에서 채굴된 석재를 들여와 조형물을 만들고 측면에는 참전국 고유 언어로 애송시, 문학작품, 글귀 등을 새겨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린다.
22개 조형물은 한국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를, 검은 석재의 물성은 이들 국가와의 단단한 유대감을 상징한다. 조형물은 광장의 전반적인 경관과 어우러지게끔 남북 방향으로 좁게 배치된다. ‘감사의 빛 22’는 다채로운 빛 연출이 가능해 우방국 기념일 등에 빛을 활용해 감사의 예우를 표현할 수도 있다.
‘감사의 빛 22’ 지하에는 우방국과 실시간 소통 가능한 상징공간이 들어선다. 22개국의 현지 모습을 영상, 이미지 등으로 만나볼 수 있는 미디어월과 함께 태극기를 비롯해 우방국 국기 등을 송출할 수 있게 조성한다.
방문객은 지상 조형물 사이 유리 브리지 위를 걸어 세종로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으며, 유리 브리지에는 스마트글라스가 내장돼 지하에서 올려보았을 때 큰 미디어 스크린으로 작동한다.
세종로공원 종합정비로 새롭게 탄생하는 세종로공원은 경복궁의 넓고 트인 공간감과 대비되는 밀도 높은 도심 숲으로 조성된다.
연면적 8768㎡, 지상 1층~지하 2층에는 휴게 및 식음시설, 다목적 공간 등이 들어선다. 그간 도심 한복판에 위치함에도 혹서혹한기 등에 이용하기 힘들었던 야외 광장의 한계를 넘어 지하까지 확장해 ‘사계절 즐기는 광화문광장’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시는 세종로공원을 세 개의 파빌리온(정자)과 수(水)공간, 숲 공원이 어우러지는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조성해 연간 3000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도심 속 독특한 분위기의 숲과 보행광장, 탁 트인 수경시설을 통해 바쁜 일상 속 지친 시민들에게 도심 속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기존에 상업시설로 사용됐던 지하는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사계절 내내 도시와 자연과 사람이 소통하는 전천후 다목적 공간으로 조성한다.
날씨에서 자유로운 지하부는 기존 식당이나 카페 등 식음시설은 물론 모터쇼, 크리스마스 마켓, 아트페어 등 계절과 상황에 맞는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다. 여름과 겨울에는 방문객이 줄어드는 기존 세종로 공원 푸드 마켓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사계절 내내 시민에게 열린 휴식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세종로공원의 지하에 조성되는 전천후 다목적 공간은 광화문역에서 KT빌딩, 세종문화회관 지하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지하연결통로의 종착지로 설계됐다.
오세훈 시장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22개국에서 보내온 석재로 조형물을 만들고 다양한 미디어 기법을 활용해 대한민국을 이뤄온 감사의 뜻을 표하는 동시에 과거의 희생과 미래를 향한 감사를 승화시킨 의미 있는 조형물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 상징이자 서울의 랜드마크인 광화문광장에 ‘감사의빛 22’을 포함한 지상지하공간을 동시에 열어 세계인이 주목하고 한국을 방문하는 세계인들이 반드시 찾는 명소로 거듭날 것이기에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