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홍수는 길도 막혔다 (홍순태 사진, 1966년) (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서울역사박물관은 1925년 을축년 대홍수를 기록·연구한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 ‘을축년 대홍수 그 후 100년, 서울의 변화’는 대홍수 발생 100년을 맞아 재난·재해가 도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염복규 서울시립대 교수가 연구를 이끌었으며 예지숙 숙명여대 교수, 고태우 서울대 교수, 이향아 경상국립대 교수가 참여했다.
1925년 을축년 대홍수는 그해 7월 9~11일과 15~19일 사이 내린 총 753㎜의 폭우로 인해 발생한 재해다. 당시 한강 수위는 구용산 기준 12.74m로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한강교가 무너지고 잠실 주변 한강 본류가 섬의 남쪽에서 북쪽으로 바뀌기도 했다.
지금의 이촌2동·뚝섬·잠실·송파·신천·풍납동 일대 마을이 유실됐고 용산·마포·영등포의 주택도 침수 피해를 봤다.
청년단원들의 구조 모습 (서울시 제공)
보고서는 을축년 대홍수가 재해 기부금 제도화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대홍수가 발생하자 조선총독부는 조선수해이재자구제회라는 관제단체를 만들어 의연금을 모집하고 조세 감면, 일자리 제공과 같은 대책을 내놨다.
대홍수 경험이 정부 또는 사회 조직을 통한 모금 활동의 시작이었다는 설명이다.
대홍수가 도시 계획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한강 주변 침수 피해를 겪은 후 경성부는 도시 확장을 제한한 반면 총독부는 한강치수사업을 통해 한강 이남 지역으로 확장 계획을 구상했다.
보고서는 1930년대 말부터 1940년대 초까지 한강치수사업이 중단되지 않고 지속된 배경에 대홍수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오는 9월 을축년 대홍수 관련 기획 전시도 준비 중이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재난 이후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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