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투라 서울을 설립하기 전 이곳의 부지에는 오랫동안 회사 건물이 자리했다고 들었어요.
이전에는 백색의 건물이 있었지요. 철거 전에 기존 건물을 살펴본 적이 있는데, 그때의 경험이 푸투라 서울을 구상할 때 큰 역할을 했어요. 건물 내부를 둘러본 뒤 마지막에 가장 안쪽에 있던 후정을 마주하게 되었는데요. 자연 정원이 그대로 아름답게 보존되어 있는 모습이 놀라웠어요. 마치 숨은 보석을 발견한 듯했죠. 새롭게 지을 푸투라 서울의 건물이 ‘현재’를 상징한다면, 후정은 오랜 역사를 품은 ‘과거’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이 두 가지 요소를 공간으로 연결해 조화롭게 풀어내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되었죠.
─ 어떤 방식으로 인공물과 자연의 조화를 꾀하고자 하신 건가요?
장식적이고 컨템퍼러리한 느낌을 최대한 배제하고 자연의 색을 공간에 담고자 했어요. 콘크리트와 차분한 느낌의 검은색의 돌을 마감재로 선택했죠. 특히 ‘어떻게 콘크리트를 활용해 따뜻하면서도 유기적인 느낌을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콘크리트에 나뭇결을 더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또한, 자연 경사 지형을 따라 내부에 단 차이가 있었는데, 이를 활용해 천장을 곡선형으로 설계했어요. 후정이 한눈에 드러나지 않도록 스킵 플로어 구조를 적용했고, 이에 따라 낮은 천장고로 시작해 계단을 오르며 확장되는 동선을 계획했죠. 자연을 맞이하는 시퀀스를 상상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