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혹시 생활권이 강남역 주변이라면 이번 추천이 반가울 것 같다. 강남역 부근의 손꼽을만 한 스페셜티 커피 매장을 모아봤다.
솔직히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인근은 차분하고 진정성 있는 스페셜티 커피 매장이 자리 잡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그러나 최근 고품질의 스페셜티 커피 매장이 꾸준히 성장하며 강남, 논현, 신사, 압구정 등이 주목받고 있다. 강남 지역에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네 곳의 스페셜티 커피 매장을 소개한다.
[1]
어딕티브
어딕티브 커피는 호텔리어 출신으로 오스트레일리아 유학을 다녀온 함정우 바리스타가 논현역 주변에서 운영하는 8평짜리 1인 매장이다. 함정우 바리스타는 2023년 커피엑스포에서 주최한 K Café 챔피언십 파이널, GCC 글로벌 챔피언 대회의 베버리지 크리에이터 부분 우승과 같이 다양한 대회에서 활동한 커피 전문가다.
위치는 주택가 주변, 논현역에서 5분 거리. 늦은 시간(오후 9시)까지 운영해서 저녁 시간에 가볍게 방문하기도 좋다. 어딕티브는 하루 종일 바쁘고 분주한 매장이라 오픈 시간 직전 한가한 시간에 방문했다.
추천 메뉴는 첫 번째로 브루잉 커피. 다양한 로스터의 커피를 선보이는 편집샵이라 커피 종류가 매우 많다. 참고로 판매하는 브루잉 커피의 종류는 총 30여 가지. 로스팅 챔피언 하루코빈즈를 포함해 다양한 로스터의 원두를 사용하는데, 이번에는 제주 그린루스카에서 로스팅한 콜롬비아 라세코리타 리치 무산소 발효 커피를 마셨다. 독특하게 열대과일 리치의 화려한 향미와 고소하고 깔끔하고 우아한 커피 맛이 복합적으로 표현되었다. 무산소 발효 커피는 커피 생두를 가공하는 과정에 무산소 발효를 추가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 과일과 같은 복합적인 향미가 더욱 강렬하게 발현되는 커피다.
두 번째 추천 커피는 카페라테. 라테아트 대회 파이널리스트인 전문 바리스타가 모든 밀크커피를 손님 앞에서 직접 푸어링 해 제공한다. 해마를 포함한 전문 바리스타의 라테아트와 함께 적절한 온도의 커피가 진심으로 맛있다. 마지막 추천 메뉴는 창작 메뉴. 에스프레소, 밀크와 생크림을 순차적으로 띄워서 제공하는데, 지나치지 않은 단맛으로 커피인들은 이럴 때 커피 간을 기가 막히게 맞춘다고 말한다. 매장의 커피 가격이 대부분 6,000원 미만. 아메리카노는 4.000원을 넘지 않아 가성비도 훌륭하다.
어딕티브
영업 시간: 12:00 – 21:00(월 휴무, 일요일은 17:00까지)
주소: 서울시 서초구 주흥15길 5 102호
추천 메뉴: 브루잉커피, 카페라떼
[2]
아임뮤트
세 번째 추천 매장은 신사역 주변의 아임뮤트 로스터리. 아임뮤트는 음악가 신두영이 음악 활동과 병행하면서 운영하는 카페다. 아임뮤트 신사동 본점은 다양한 음악을 선곡하는 매장으로 유명한데, 이번에는 신사역 주변, 아임뮤트 로스터리 매장에 방문했다. 아임뮤트 로스터리는 신사역 1번 출구에서 200미터 정도로 신사역에서 걸어서 5분 미만의 거리다. 야트막한 언덕 위에 커피 매장이 위치해 테라스가 부각이 되는 모습이었다. 작지만 단단한 느낌이랄까. 아임뮤트 로스터리는 매장 앞에 테라스와 야외 테이블을 설치해 유럽의 카페와 같은 분위기를 냈다.
매장 안쪽에는 한국의 공학자들이 직접 설계 제작한 스마트 로스팅 머신 스트롱홀드가 있고, 에스프레소 머신은 빅토리아 아르두이노 모델이다. 스트롱홀드 로스팅 머신의 특징은 향미 좋은 커피의 개성을 잘 발현하고 빅토리아 아르두이노는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 대회에서 사용하던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스타벅스 리저브에서 사용하는 머신이다. 이렇게까지 자세한 정보를 알 필요는 없긴 하다. 진득한 단맛의 스페셜티 커피를 추출하는 데 좋다고만 기억하자.
아임뮤트에서 모처럼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필터 혹은 시그니처 음료를 마시려고 했는데, 점심시간 러쉬(직전 타임이었는데도 일찌감치 손님들이 밀려왔다.) 시간이라 매장의 편의를 위해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아쉬운 기색을 느꼈는지, 인상 좋은 오너 바리스타가 에티오피아 싱글오리진 아메리카노를 추천해주었다.
에티오피아 싱글오리진 아메리카노는 4,000원이라는 가격이 무색하게 훌륭했다. 딸기와 같은 향미와 복합적인 단맛, 섬세하고 부드러운 산미가 커피 전체를 감싸고, 여운 있는 밸런스의 후미가 뒤를 받쳐주었다. 엄청난 인파에도 불구하고 친절함을 잃지 않는 오너 바리스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커피를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신속하게 좋은 커피를 제공하고, 찰나의 순간에도 손님과의 소통을 잊지 않는 매장의 서비스가 스페셜티 커피의 지향점이라고 생각한다. 화려하지 않은 외관에 소박한 공간이지만, 좋은 커피와 따뜻한 분위기가 진하게 남았다. 아메리카노 가격은 4,000원, 필터커피 가격은 7,000원 내외이다.
아임뮤트 로스터리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8길 9 지상1층
영업 시간: 월-금 08:00 – 16:00(토, 일 휴무)
추천 메뉴: 에티오피아 싱글오리진 아메리카노
[3]
스탠다드 시스템 커피
청담동에 위치한 스탠다드 시스템 커피는 일산 커피 공장의 오프라인 리브랜딩 쇼룸이다. 오픈 초기에는 SNS 핫플을 추구하는 가벼운 카페로 평가 받았지만, 최근에는 따듯한 분위기의 진지한 스페셜티 커피로 커피인을 포함한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 매장의 위치는 청담동 이면도로 뒤 주택가. 반지하에 가까운 매장이고 화려한 간판이 없어서 눈에 띄지 않지만, 다행히 단골 손님들이 꾸준하게 방문해 매장을 찾기 어렵지 않다. 스탠다드 시스템 커피는 강남답게 발렛파킹도 가능하다.
매장 입구 왼쪽에 아일랜드 커피바가 있고, 레일 형식의 원두 진열대가 있다. 벽을 향한 벤치형 좌석이 있는데, 공간 전체가 넓고 쾌적하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라마르조코 리네아 피비 모델이고 그라인더는 매저 콜드 계열이다. 라마르조코 리네아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제작한 스페셜티 커피 전문 에스프레소 머신 라마르조코의 기본형 모델인데, 직선적인 디자인과 함께 간결하지만 핵심 기능이 특징이다.
스탠다드 시스템 커피에서는 에스프레소, 브루잉커피, 창작 메뉴를 마셨다. 콜롬비아 질베르토 칠리토 수세식 게이샤 에스프레소를 제일 먼저 마셨다. 오렌지와 같은 과일향과 깔끔하고 우아한 단맛이 인상적이다. 6,000원이라는 가격이 놀라웠다. 두 번째 커피는 가을철에 어울리는 복합적인 향미로 온두라스 라레이나 싱글오리진 브루잉 커피. 적절한 과일향에 편안한 백합, 백도와 같이 달콤했다. 필터커피의 가격은 만 원.
사실 스탠다드 시스템의 인기 품목은 따로 있다. 아이스 플랫화이트에 벌꿀청을 올린 허니비라테다. 진득한 질감의 기본 블렌딩에 지리산 특집 벌집꿀을 조합해 벌꿀의 복합적인 단맛이 다양한 향미의 스페셜티 커피와 절묘하게 조합되었다. 이외에 새로운 창작 메뉴로 칼리바우트 화이트 초콜렛과 솜사탕, 코코넛을 조합한 목화 역시 인기가 많다. 창작메뉴는 9,000원.
스탠다드 시스템 커피는 청담동의 유일한 스페셜티 커피 매장으로 지역 주민들 뿐만 아니라, 어떻게 소문이 났는지 의문이지만 한국에 방문한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 커피 뿐만 아니라 비주얼, 응대까지 모두 만족스러운 곳이다.
스탠다드 시스템
주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148길 48-5
영업 시간: 매일 10:00 – 18:00
추천 메뉴: 허니비라떼
[4]
루베르 로스터리
2022년 마스터오브 카페 개인전 준우승, 2022년, 2024년 한국 로스팅 챔피언십 파이널리스트의 실력으로 널리 알려진 정헌식 로스터가 방배동에 오픈한 루베르커피가 화제가 되고 있다. 로스터 정헌식은 송도의 뜨거운 스페셜티커피 매장 커피화에서 경험을 시작, 마스터오브 카페, 로스팅 챔피언십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꾸준히 수상을 하면서, 20대 젊은 바리스타들 중에서 가장 화려한 실력을 가지고 실력자.
루베르라는 의미는 루비의 어원에서 시작한 깊고 붉은 열정 그리고 도전을 상징하고 있다. 커피를 통해 열정을 품고 있는 소비자들의 여정에 감각적 사치, 여유로운 고요함 집중의 쾌락을 전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매장의 위치는 방배동 카페거리내 신축건물 1층. 화려하지 않은 외관에도 불구하고 오픈 초기부터 지역사회 명소로 화제가 되고 있다. 매장에 들어서는 입구에, 로스팅 대회 파이널리스트 수상 트로피가 전시되었다. 개인적으로 로스팅 대회의 수상자들을 매우 신뢰하는데, 수상자들의 실력이 꾸준하고, 안정적이라, 매장을 방문했을 때 만족도가 매우 높다. 매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루베르의 어감답게 붉은 빛이 잘 발현되었고, 낮은 조도로, 편안하고 안정적이다.
매장의 추천 커피는 다양한 드립커피. 이번에는 파나마 아이리스 에스테이트 게이샤 커피를 마셨다. 루베르는 한국에서 가장 희귀한 파나마 게이샤 커피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카페쇼 기간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베스트오브파나마 1위 커피를 소개해서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커피인들에게 화제가 되었다. 루베르에서 마신 파나마 아이리스 에스테이트 게이샤는 섬세한 자몽과 딸기, 고급스러운 질감, 여운있는 마감, 입체적인 단맛까지 향미, 질감, 후미까지 압도적으로 훌륭했다. 드립커피가 생두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지만, 기본 아메리카노는 4,300원. 가격대비 만족도가 매우 높다. 이외의 추천음료는 사파이어 크림 밀크티. 베르가못 향미의 홍차 베이스에 섬세한 우유를 추가해서 풍요로운 질감과 단맛이 다단계로 표현되는 느낌이다. 맛 뿐만 아니라 비주얼까지 훌륭하다. 사파이어 밀크티의 가격은 7,000원.
최고의 재료, 다양한 대회를 통해 인정받은 로스팅 실력,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까지 지금 강남권에서 가장 뜨겁게 화제가 되는 매장이다.
루베르 로스터리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방배중앙로 168 1층
영업 시간: 월-금 09:00 – 21:00(토, 일 11:00 오픈)
추천 메뉴: 다양한 드립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