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13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는 93.2로, 전달(93.3) 대비 0.1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서울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는 94.9에서 94.8로 떨어졌다. 강남 11개구(95.8→95.7)보다 강북 14개구(94.0→93.8)의 하락 폭이 더 컸다. 특히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 대표 지역으로 꼽혔던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아파트값이 하락하면서 거래 절벽마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4.2.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 노원구 하계시영7단지 청솔 아파트에서는 지난 9월부터 연말까지 4개월 간 신고된 매매거래가 단 1건에 불과했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49㎡가 지난달 14일 4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 단지에서 8월 이후 처음 거래가 성사된 것이다. 1989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1192세대 규모 대단지로 소형면적이 많음에도 거래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4개월째 감소하면서 거래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3773건으로 전월 대비 5.7% 감소했다. 이는 지난 5년간의 평균(11월 기준)보다도 10.9% 감소한 수치다. 서울 내 아파트 거래량은 4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거래절벽은 40주 연속 이어지던 서울 아파트 상승세를 멈춰세웠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다섯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보합(0.0%)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28일 발표한 3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이 0.01% 상승을 기록한 이후 40주간의 상승세가 결국 보합으로 반전된 것이다.
거래절벽 앞에 서울마저 무너진 셈이다. 재건축, 신축, 강남권 등 선호단지에 대한 상승세는 이어졌지만, 금천구(-0.05%)와 구로구(-0.04%), 노원구(-0.03%), 도봉구(-0.02%), 강북구(-0.02%) 등 서울 외곽지역에서의 하락세가 깊어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 등에 따라 관망세가 심화되고, 부동산 매수심리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주 대비 보합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개월 연속 감소세다. 특히 2024년 하반기부터는 거래 절벽이 심화되어 ‘악성 미분양’ 물량이 4년 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아 실질적인 거래가 실종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아파트 시세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시장에서는 실수요자들이 급매물 위주로 가격이 시세보다 낮은 거래만 찾는다. 거래가 성사된 매물의 대부분이 시세보다 낮은 가격이다.
고금리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지난해 8월부터 대출 규제가 본격화됐고,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적용 등 규제가 까다로워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자금조달 여력이 줄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당선과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도 극대화됐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까지 ‘관망세’가 확산된 이유다.
실제로 서울 외곽 지역에서 성사되는 거래 건수는 급격히 줄었고, 성사된 거래 가격은 지난해 여름에 비해 수천만원 떨어진 곳이 대다수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모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수를 자제하고 관망하는 분위기가 자리잡았다”며 “서울 외곽지역부터 거래량 감소와 가격 하락을 겪게 되니 서울 전체 평균도 보합세로 전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평화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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