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울산=양정웅 기자] 시즌 전 예상을 뒤엎고 정상 탈환에 나선 서울 SK 나이츠. 그 중심에는 ‘은퇴 예고’ 후 여전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자밀 워니(31)가 있다.
SK는 23일 오후 7시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 2024~2025 KCC 프로농구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83-7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SK는 시즌 전적 25승 6패(승률 0.806)가 되면서 2위 현대모비스와 4.5경기 차로 벌어졌다.
이날 SK는 김선형(16득점)을 중심으로 속공 플레이가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안영준(14득점)도 3점슛 3개를 성공시키면서 지원사격을 했다. 하지만 SK 승리의 원동력은 단연 워니였다. 이날 38분 1초를 뛴 그는 30득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워니는 좋은 기분으로 후반기를 시작하게 됐다. 그는 지난 1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BL 올스타전에서 41득점 19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대활약, 기자단 투표에서 총 77표 중 66표를 획득해 올스타 MVP가 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다.
전반에만 해도 워니는 위력을 뽐내지 못했다. 예상 외로 3점슛은 2개를 성공시켰지만,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 장기인 골밑 득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2점슛 10번 시도 중 단 한 번도 들어가지 않는 부침을 겪었다. SK는 그나마 2쿼터까지 12득점을 기록한 김선형의 활약 속에 5점 차 리드를 기록했다.
하프타임 이후 워니는 3쿼터 들어 외곽슛의 정확도를 높였다. 3점슛을 4번 던져 3번이나 성공시켰다. 또한 쿼터 초반에는 게이지 프림과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파워를 과시하며 마침내 2점슛을 성공시켰다. 감을 찾은 워니는 4쿼터 페인트존 득점을 이어가며 2점슛 5번 시도를 모두 성공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워니의 대활약 속에 SK는 올 시즌 첫 10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지난 12월 아쉽게 실패했던 두 자릿수 연승을 결국 해낸 것이다. 그러면서 전희철 감독의 첫 시즌인 2021~22시즌 이후 3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경기 후 워니는 “승리를 이어간 것도 좋지만, 팀 수비가 잘 돼서 지속돼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의 경기도 대비하도록 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초반 2점슛이 잘 안 들어간 부분에 대해서는 “경기가 안 풀렸다. 팀 동료들이 믿어주고 슛 던지라고 해줬다”며 “자신감을 가지고 들어가 3점슛도 잘 들어갔다”고 밝혔다.
시즌 전만 해도 SK는 플레이오프의 다크호스로 꼽히기는 했으나, ‘1강’을 달릴 거라고는 예상받지 못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SK는 폭풍질주를 하고 있다. 워니 역시 시즌 31경기에서 평균 34분 34초를 소화, 24.7득점 12.6리바운드 4.4어시스트로 매 경기 평균 더블더블을 기록 중이다. 23일 기준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시즌 시작할 땐 우리가 그 정도로 할 거라 생각 못해서 운이라 생각할 것이다”며 “10연승 하면서 우리가 강팀인 걸 보여줬다”고 했다. 이미지 크게 보기SK 자밀 워니가 1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MVP를 수상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워니는 올 시즌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그는 12월 중순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SK 나이츠에서 지난 6년을 팀의 일원으로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며 “내 마지막 농구선수로서의 해라는 걸 알고 있다”는 말로 은퇴를 시사했다. 부상도 없고, 기량도 절정에 오른 30대 초반의 나이이기에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은퇴 의사를 밝힌 후 올스타전에서 워니는 “기술이나 기량 때문에 은퇴하는 건 아니다”며 “미국에 조카가 있는데, 학교에 다닐 나이가 됐다. 아무래도 아버지의 역할이 필요해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퇴 번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카가 한국에서 농구를 하라고 하면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날 역시 워니는 은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은퇴 여부를 언제 결정할 것인가’라는 말에 “특별히 생각하는 건 없다. 팬들이 부담 가지실까 미리 얘기했다”며 “팀에는 은퇴 얘기 안하고 서로 농구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4위에 올랐지만, 6강 플레이오프에서 5위 부산 KCC 이지스에 3전 전패로 물러나고 말았다. 당연히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는 단단해졌다. 워니는 “작년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더 강해지고 나아지면서 가야한다”며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양정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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