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FA 신청을 하지 않은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용규(40)가 새 시즌 연봉 2억원에 계약했다. 지난해 3할대 타율로 부활하며 현역 연장의 발판을 마련했고, 구단도 2억원 연봉 동결로 최고참 예우를 해줬다.
키움은 지난 10일 신인, 육성, 군보류, FA, 비FA 다년계약,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2025시즌 연봉 계약 대상자 50명 전원과 계약을 마쳤다고 알렸다. 50명 중 최고액 3억원을 받은 송성문과 첫 억대 연봉을 돌파한 하영민(1억6500만원), 이주형(1억1000만원) 등이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또 한 명 눈길을 끈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최고참 이용규. 지난해와 같은 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송성문 다음으로 많은 연봉으로 대우를 받았다.
이용규는 지난해 60경기 타율 3할6리(183타수 56안타) 1홈런 12타점 27득점 31볼넷 9사구 33삼진 출루율 .429 장타율 .372 OPS .801을 기록했다. 2022년(.199), 2023년(.234)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나이를 속이지 못하는가 싶었지만 3할 타율로 반등했다. ABS 도입 속에 선구안 장점도 극대화해 2016년(.438) 이후 8년 만에 4할대 출루율을 찍었다. 외야에서도 여러 차례 호수비를 선보이며 건재를 알렸다.
그러나 부상 악재 속에 60경기 출장에 그친 게 아쉬웠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손목 통증으로 개막 후 3주가 지나 1군에 올라왔고, 5월 중순에는 눈병으로 2주간 결장했다. 결정타로 8월7일 고척 SSG전에서 상대 투수 드류 앤더슨의 공에 맞아 오른쪽 세 번째 발가락이 골절됐다.
치료와 재활에 5개월가량 걸려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그렇게 시즌을 마친 뒤 3번째 FA 자격을 얻어 이적시 보상선수가 없는 C등급으로 분류됐지만 이용규는 신청하지 않았다. 올해로 40세가 된 나이를 감안하면 시장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웠다. 4년 전 한화에서 방출된 뒤 재기 기회를 준 키움에 남았다.
키움도 연봉 2억원으로 동결하며 이용규의 결정에 화답했다. 3할대 타율, 4할대 출루율로 비율 기록은 좋았지만 60경기 출장으로 누적 기록이 부족한 점을 감안하면 후한 대우였다. 젊은 선수들이 주를 이루는 팀에서 모범이 되는 고참으로서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이용규는 한화에서 두 번의 FA 계약(4년 67억원, 2+1년 26억원)으로 좋은 대우를 받았다. 2020년 시즌 후 한화에서 방출돼 선수 생활의 기로에 섰지만 키움에 재취업했다. 2021년 연봉 1억원, 옵션 5000만원에 계약한 이용규는 그해 133경기 타율 2할9푼6리(459타수 136안타) 1홈런 43타점 88득점 59볼넷 36삼진 출루율 .392로 부활했다.
2022년 연봉은 단숨에 4억원으로 무려 300% 상승했다. 이후 2년 연속 부진으로 2003~2024년 연봉이 3억원, 2억원으로 1억원씩 깎였다. 하지만 지난해 반등으로 또 다시 2억원 연봉을 받는다. 한화에서 방출된 뒤 키움에서 5년간 옵션을 제외하고 보장 연봉만 12억원을 챙겼다.
지난해 개인 통산 2000경기(역대 22번째) 출장 기록을 세운 이용규는 40세 시즌까지 맞이하게 됐다. 올해는 리그 역대 6번째 통산 400도루(396개) 기록에 4개만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