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간) LA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해 차량과 건물들을 태우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나흘째 번지면서 서울시 면적의 ¼ 정도에 해당하는 지역이 피해를 입었다. 현재까지 10명이 숨졌고, 실종자가 많아 인명피해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와 LA 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LA 카운티 내 5건의 산불이 지속되고 있다. 서부 해변의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팰리세이즈 산불’ 피해 면적이 2만438에이커(82.7㎢)로, 24시간 전보다 13㎢가량 더 커졌다.
한인들의 주요 거주지 인근인 동부 내륙 알타데나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의 피해 지역도 1만3690에이커(55.4㎢)로, 하루 전보다 12㎢가량 더 늘었다.
LA 북부 샌퍼넌도 밸리에서 발생한 ‘허스트 산불’과 LA 북단 매직마운튼 인근에서 발생한 ‘리디아 산불’은 각각 3.1㎢, 1.6㎢의 피해를 내며 전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할리우드 인근에서 발생했던 ‘선셋 산불’은 전날 완전히 꺼졌지만 전날 오후 3시 34분쯤 북부 벤투라 카운티와 인접한 지역에서 추가로 산불(케네스 산불)이 발생하면서 하루도 채 되지 않아 1000에이커(4㎢)를 태웠다.
현재 진행 중인 5건의 산불 피해 면적을 모두 합하면 약 148㎢로, 서울시 면적(약 605㎢)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화재로 최소 1만채의 건물이 화재로 파손됐으며, 앞으로 수백 채가 더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할리우드 스타들과 재력가들이 많이 사는 부촌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는 산불로 최소 5300채 이상이 소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튼 산불 지역에서도 4000여 채가 파괴됐다.
화재가 확산하면서 LA 카운티 내에서 현재 대피령 아래에 놓인 주민은 총 15만3000명이고, 위협을 받는 건물도 5만7830채에 달한다고 LA 카운티 보안관은 전했다.
당국은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주요 화재의 진압이 아직 초기 수준에 머물며 난항을 겪고 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인 허스트 산불과 리디아 산불은 각각 37%, 75%의 진압률을 보이며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장 큰 팰리세이즈 산불은 진압률 8%, 그다음 크기인 이튼 산불은 진압률 3%에 그치고 있다.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10명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인명피해 증가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여전히 실종된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피해 현장에서 화마로 인한 혼란을 틈타 약탈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선 “그래서 더 많은 경찰과 군대를 제공했다. 국방부가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금융사 웰스파고는 이번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총 600억달러(약 88조4160억원)를 훨씬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주영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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