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뉴스1과 만난 송영진. 2025.1.16/뉴스1 ⓒ News1
(인천=뉴스1) 문대현 기자 = SSG 랜더스의 우완 투수 송영진(21)이 2025시즌 선발 10승과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참가라는 목표를 동시에 드러냈다. 선배들과 경쟁에서 이겨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꿰차겠다는 각오다.
송영진은 2023년 혜성과 같이 등장한 선수다. 신인으로 합류한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당시 김원형 감독의 눈길을 끌었고, 개막 엔트리에 합류했다.
그해 4월 14일, 에이스 김광현이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송영진에게 ‘대체 선발’의 기회가 왔고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기대에 부응했다.
2023시즌 성적은 3승3패 평균자책점 5.70. 특출나진 않았으나, 신인임에도 위축되지 않고 씩씩하게 속구를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2024시즌에는 성장세가 둔했다. 이숭용 감독으로 사령탑이 바뀐 상황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으나, 기복을 보이며 5승10패 평균자책점 5.80에 머물렀다. ‘웃상’이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웠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송영진을 2025시즌 5선발 후보로 넣었다. 속구에 장점이 있는 만큼 개막 전까지 가능성만 보여주면 1군 투수로 쓰겠다고 공언한 셈이다.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뉴스1과 만난 송영진은 “자극을 받은 한 해였다. 올해는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영진은 “한 시즌을 충실히 소화하기 위해선 연습량도 많아야 하고, 몸 관리도 잘해야 하는데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가진 공을 제대로 던질 수 없었다”며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승부를 피하는 상황이 늘어났다”고 2024년을 회상했다.
SSG가 6위에 머물며 아쉽게 시즌을 마친 송영진은 포스트시즌을 TV로 봤다.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KIA 타이거즈의 곽도규가 호투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SSG랜더스의 경기에서 5회말 두산 공격 무사 주자 만루 상황 SSG 선발투수 송영진이 서진용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2024.9.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그는 “재작년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 때 출전 명단에는 들었으나 등판하지는 못했다”며 “이번 한국시리즈에선 충청권에서 같이 야구했던 (곽)도규가 2승이나 하는 모습을 보고 아드레날린이 샘솟더라.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는 냉정하다. 가시밭길이다. 매년 신인들이 입단하는 상황에서 못하면 자리를 지킬 수 없다”며 “그런 면에서 1년 차부터 꾸준히 기회를 받은 난 복 받은 선수다. 이제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닌 만큼 꼭 성적을 내야 한다”고 다짐했다.
SSG에는 송영진이 본받을 만한 선배들이 많다. 선발진에는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있고, 불펜에는 ‘불혹의 홀드왕’ 노경은에 ‘국가대표’ 조병현도 있다.
송영진은 “(김)광현선배님이 최근 어린 선수들을 불러서 올해 계획을 나누며 조언해 주셨다. 특히 선발투수는 규정 이닝을 채우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다”며 “(노)경은선배님은 몸 관리가 대단하시다.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 (조)병현이형은 2024시즌을 앞두고 정말 열심히 했는데 그만큼 성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동기부여가 많이 된다. 올해도 5선발을 두고 경쟁해야 하지만,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며 “선의의 경쟁이 있어야 개인도 팀도 발전한다. 오히려 내 자리가 정해져 있었으면 나태해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당당한 각오를 드러냈다.
송영진의 당면 과제는 선발진에서 규정 이닝을 채우는 것이다. 그다음은 수준급 선발의 상징인 10승 투수 반열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그는 “내가 10승을 하면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두 시즌을 경험하며 여유가 조금 생긴 만큼 자신 있게 던지고 싶다”며 “조금 더 나아가 국제무대에서도 활약하고 싶다. 올 시즌 성장한 뒤 내년 아시안게임 승선까지 노려보겠다”고 다부지게 밝혔다.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SSG랜더스의 경기에서 SSG 선발투수 송영진이 역투하고 있다. 2024.9.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