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 문제 등으로 줄기까지 잘려
상시 관리자 없이 시청 3개 부서서 관리
줄기만 남은 나무와 끝 부분이 다 잘려간 보호수 인근을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경수 기자
한옥마을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에 대한 상시 및 집중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현재 한옥마을 내 경기전, 도로변 등에 심어진 나무와 보호수 등이 전주시청 여러 부서에서 나뉘어져 관리가 되고 있는데, 현재 많은 나무가 질병 및 관리 문제 등으로 인해 잘려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오전 경기전 앞. 경기전 담벼락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가 속칭 ‘닭발나무’로 가지 끝이 모두 잘려 나가 있었다. 성인 남성이 감쌀 수도 없게 자라난 한 은행나무는 줄기 대부분이 잘려 있었다. 경기전 안에서도 가지와 함께 줄기까지 잘려나간 나무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관광객 김모(50대) 씨는 “이렇게 큰 나무가 줄기 채로 잘려진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다”며 “바로 옆 보호수도 죽어가고 있는 것 같다. 한옥마을이 은행나무가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나무 관리가 잘 되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한옥마을에 심어진 나무를 관리하는 전주시내 부서는 총 3개로 확인됐다. 먼저 도로변에 설치된 가로수 등은 완산구청에서 관리한다. 경기전 안에 설치된 나무는 국가유산관리부서에서 관리하며,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는 또 관리 부서가 바뀐다. 담벼락을 하나 두고 바로 인근에 심어진 나무가 각각 관리자가 다른 상황이다.
또한 현재 한옥마을에 심어진 나무들은 상시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각 관리부서들은 민원이 들어올 때만 용역을 통해 가지치기 등의 관리에 나선다. 도로변 가로수의 경우 완산구에 설치된 수천개의 가로수와 함께 관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옥마을 은행나무 등 나무들은 역사, 문화, 환경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띄고 있다.
수백 년의 나이를 자랑하는 향교 은행나무를 시작해 가을철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장관으로 꼽힌다. 경기전 또한 설치된 소나무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많은 관광객들의 방문 이유로 거론된다.
전북대학교 생명자원융합학과 박병모 교수는 “나무는 보호수나 가로수나 모두 똑같은 나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분께서 종합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며 “ 나무한테는 오히려 많은 인간이 찾아올수록 악영향을 끼친다. 나무 주위에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둘레를 치거나 식물을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는 나무를 식재만 해놓았지 제대로 된 관리가 되어 있지 않다. 집중관리를 통해 녹음수로서 풍요로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예산 부족 등으로 인해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며 “올해 용역을 통해 나무가 건강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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