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m의 개미굴 형태 전시(戰時)벙커, 52년 만에 시민 품으로
전주=박팔령 기자
전시(戰時) 사용 목적으로 지어졌던 전북 전주 ‘완산벙커’가 52년 만에 문화관광시설로 탈바꿈했다.
18일 전주시는 문화공간으로 바뀐 ‘벙커 더 스페이스’를 오는 2월 4일 개관한다고 밝혔다.
완산벙커는 1973년 전쟁 등 재난 상황에 대비해 방공호와 군·경 지휘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2816㎡(약 853평) 규모로 만들어진 땅굴형 시설이다. 터널 길이만 130m에 달한다.
하지만 2005년 전북도청 지하에 별도 대피 장소가 생기면서 2006년 용도 폐기된 채 방치됐다. 이후 2009년부터 고구마 저장고 등으로 쓰이다가 2014년 폐쇄됐다.
전주시는 기능을 상실한 완산벙커를 2019년 우주를 테마로 한 문화관광시설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유휴 공간 문화 재생 공모사업에 선정된 이 사업에는 92억 원이 투입됐고 벙커의 특색을 살려 관람객이 우주, 제4차원 등 벙커를 탐험한다는 실감형 미디어아트로 꾸몄다. 미디어아트란 비디오·컴퓨터 등을 이용해 만든 미술 작품을 말한다.
‘벙커 더 스페이스’라는 명칭은 공모를 통해 확정했다. 시설별로 스토리도 부여했다. 스토리의 기본방향은 폐쇄된 완산벙커와 연결된 멀티버스(다중우주)를 비밀요원인 관람객이 탐험하는 줄거리다.
구체적으로 3개 섹터, 11개 스토리로 구성했다. 섹터1 ‘벙커의 비밀’은 △신입요원(관람객)이 출입증(티켓)을 구매해 벙커에 입장하는 시크릿엔터를 시작으로 △완산벙커의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는 시크릿스토리 △조선 태조 이성계의 천상열차분야지도에 숨겨진 비밀인 우주의 지도 등 3개의 스토리를 통해 폐쇄된 완산벙커의 비밀을 알게 된다.
섹터2 ‘멀티버스 속으로’에서는 △차원의 문 △균열의 틈 △두 개의 세상 △시간의 강 △우주 방주 등 5가지 콘텐츠 공간에서 완산벙커에 열린 여러 세계의 멀티버스를 탐험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멀티버스 △에일리언 △포털로 구성된 섹터3 ‘다시 시작된 임무’에서는 멀티버스를 탐험한 요원이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는 구성이다.
한편 완산벙커는 지난해 6월 개관할 예정이었지만 누수 등 문제로 공사가 길어지며 개관이 늦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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