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전주] 이정빈 기자 = 선덜랜드(잉글랜드), 레알 베티스(스페인), 보르도(프랑스)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동한 거스 포옛(우루과이) 감독이 전북현대 지휘봉을 잡았다. 포옛 감독은 지난 시즌 아픔을 뒤로 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약속했다.
전북은 30일 오후 2시 30분 전주 덕진구에 위치한 전주월드컵경기장 기자회견장에서 포옛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두현 감독과 결별한 전북은 지난 24일 포옛 감독을 선임했다. 2024시즌 창단 이래 최악의 시즌을 보낸 전북은 포옛 감독 체제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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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시절 레알 사라고사, 첼시, 토트넘 등에서 활약한 포옛 감독은 2006년부터 지도자 길을 걸었다. 2009년 브라이튼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그는 선덜랜드에서 기성용(FC서울)과 지동원(수원FC)을 지도하기도 했다. 이후 아테네(그리스), 레알 베티스, 보르도(프랑스), 그리스 국가대표팀을 거쳐 한국 땅을 밟았다.
전북을 이끌게 된 포옛 감독은 먼저 “항공기 사고 희생자 분들께 조의를 표한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고, 이어 “큰 구단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 선수들과 팬 분들을 만나 뵙고 싶다”라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그리스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둔 뒤 여러 팀으로부터 구애를 받았던 포옛 감독은 최종적으로 전북을 택했다. 이 부분에 대해 “마이클 킴 디렉터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좋은 느낌을 받았고, 구단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했다. 이곳이 내 자리라고 생각했다. 영국에서 큰 경기들을 지도했지만, 이것 역시 저에게 큰 도전이다”라고 전했다.
곧바로 “구단과 연결고리가 중요했다. 팀 체질도 잘 맞고, 좋은 느낌을 받았다. 비전이 좋아서 커리어에 좋은 영향을 미칠 거로 봤다. 전북이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구단의 자부심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왔다”라고 부임 요인을 알렸다.
전북을 면밀히 분석한 포옛 감독은 “이 구단의 장점은 역사, 팬, 우승 기록이다. 단점은 지난 시즌 일인데, 오늘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과거는 잊고 오늘부터 새로 시작하겠다”라며 “훈련을 열심히 하면서 승리하기 위한 철학을 가져야 한다. 계속 훈련하겠지만, 선수들과 함께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어떤 축구를 선보일 것인지 묻자 “현재 코치진들과 오랫동안 일했다. 즐기면서 축구할 생각이고, 다가오는 시즌에는 공격적인 축구를 할 것이다”라며 “승리하려고 경기하기에 다음 시즌에는 무조건 공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팬분들도 많이 즐겨주셨으면 한다”라고 자신의 색깔을 예고했다.
지난 시즌 전북은 창단 후 처음으로 강등 위협을 느꼈다. 정규 리그를 10위로 마친 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서울이랜드FC를 꺾고 가까스로 잔류했다. 부임과 동시에 변화를 다짐한 포옛 감독은 “내년 목표는 순위 상승이다. 다만 변화하면서 실질적인 목표를 가져야 한다”라며 “우승하면 좋겠다만, 6월쯤에야 구체적인 목표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지도자 생활을 맡은 포옛 감독은 다양한 리그를 경험했기에 한국에서도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포옛 감독은 “과거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다양한 리그를 경험했기에 여러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가장 작은 것, 기본적인 것부터 배우면서 적응하겠다”라고 말했다.
선수단을 어느 정도 파악했는지 묻는 말에는 “언제 어디서든 선수, 구단, 팬, 연고지 모든 것과 소통하려고 한다.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 중이다”라며 “축구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알지만, 그 외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지 묻자 “가장 먼저 서로를 향한 배움과 습득을 중심으로 훈련을 진행할 거다. 소통을 기반으로 배우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라며 “코치진이 빠르게 선수단을 파악해야 어려울 때 대처가 가능하다. 배우고 습득하는 기간이 먼저다”라고 짚었다.
팬들에게는 인상적인 경기력을 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2024시즌이 힘들었던 거 알고 있다. 팬분들에게 묻지 말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이기면서 좋은 경기력을 팬분들에게 드려야 한다. 좋은 역사를 다시 만들고 싶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한편, 포옛 감독은 K리그에 대해 “K리그 선수들은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공격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득점 기회가 많이 일어난다”라며 “작년 전북은 최고 수준이 아니었다. 분석과 소통을 통해 노력해서 이번 시즌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