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지난해 선발야구 붕괴로 불펜 과부하가 극심했던 두산 베어스. 그러나 올해는 다를 전망이다. 최강 외국인 원투펀치가 포진한 막강 4선발에 토종 3, 4선발을 맡아도 무방한 기대주들이 5선발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두산은 2024시즌 선발야구에 철저히 실패했다. 가장 큰 원인은 기록적인 외인 농사 흉작이었다. 총액 150만 달러에 재계약한 1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부상에 따른 방출을 시작으로 2선발 브랜든 와델이 6월 어깨를 다쳐 시즌 아웃됐고, 대체자로 일본인 시라카와 케이쇼를 데려왔지만, ‘관중 울렁증’에 시달리며 7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6.03으로 부진했다. 설상가상으로 팔꿈치 통증이 발생해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일본으로 떠났다.
7월 알칸타라를 대신해 두산에 온 조던 발라조빅은 ‘제2의 더스틴 니퍼트’라는 평가와 달리 12경기 57이닝 2승 6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방황했다. 8월 14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 4이닝 4실점 패전을 시작으로 승리와 인연을 끊었는데 순위싸움이 절정인 9월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7.00으로 민폐를 제대로 끼쳤다. 퀄리티스타트는 총 2차례뿐이었고, 이승엽 감독은 급기야 그를 시즌 막바지부터 불펜으로 전환시켰다.
토종 선발 가운데 중심을 잡은 선수는 홀로 15승을 책임진 ‘다승왕’ 곽빈이 유일했다. 스프링캠프에 앞서 4선발로 낙점된 최승용이 팔꿈치 피로골절 소견을 받아 전반기를 통째로 날린 게 뼈아팠다. 곽빈 이전에 토종 에이스를 맡은 최원준은 방황을 거듭했고, 최준호는 알을 깨고 나오다가 8월 수비 도중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악재를 맞이했다.
선발야구 붕괴는 자연스럽게 불펜 과부하로 이어졌다. 신인 마무리 김택연을 비롯해 이병헌, 최지강, 홍건희, 이영하 등 뒷문 요원들의 등판 횟수가 잦아지면서 혹사 논란이 일었다. 물론 이들의 헌신으로 정규시즌 4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했으나 이는 두산이 당초 구상한 ‘건강한 야구’는 아니었다.
두산은 지난해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스토브리그 개장과 함께 그 어느 구단보다 발 빠르게 외국인선수 농사에 착수했다. 현지 리스트업을 통해 수준급 외국인투수 듀오 영입에 사활을 걸었고, 그 결과 현역 메이저리거 콜 어빈과 ‘마구’ 스위퍼를 던지는 좌완 잭 로그를 품었다. 두 선수는 객관적 전력 상 10개 구단 외인 원투펀치 가운데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다.
이승엽 감독은 어빈, 로그, 곽빈, 최승용 순의 4선발을 구상한 상태다. 수준급 외인 원투펀치와 다승왕 곽빈이 중심을 잡고 지난해 프리미어12 한일전 선발을 맡은 좌완 기대주 최승용이 뒤를 받치는 구조다. 15일 제43주년 창단기념식에서 만난 이 감독은 “외인 원투펀치에 곽빈이 축을 잡아준다면 국내 톱 전력이라고 생각한다. 외인 2명이 적응을 잘해서 좋은 경기를 해주면 우리도 분명 뒤지지 않는다”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지난해 무리를 했던 김택연, 이영하, 이병헌의 부담을 줄여주려면 선발투수가 5이닝 이상을 해줘야 한다. 작년과 다르게 중간투수, 마무리투수가 무리하지 않고 1이닝 동안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고 선발야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5선발 경쟁도 치열하다. 재기를 노리는 ‘1차지명 잠수함’ 최원준을 비롯해 지난해 선발 기대주로 큰 주목을 받은 김유성, 작년 발목 부상 전까지 선발 한 자리를 든든히 책임진 ‘1라운드 우완’ 최준호가 역대급 경쟁 구도를 이룰 전망. 얼리드래프트 제도를 통해 두산맨이 된 김유성의 경우 작년 일븐 피닉스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를 통해 기량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는 후문이다.
이 감독은 “5선발 경쟁이 최원준, 김유성, 최준호다. 우리 선발진이 타 팀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다”라며 “양의지가 확실하게 1년 풀타임을 뛰어주고, 외국인타자(제이크 케이브) 또한 자리를 잡아준다면 우리 전력은 결코 약하지 않다. 지금 시점에서는 희망적인 좋은 생각만 하겠다”라고 2025시즌 4위 그 이상의 순위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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