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잠실·삼성·대치·청담동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부동산 중개소 모습. 연합뉴스
12일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토허제)를 하면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집값이 벌써부터 들썩이는 분위기다.
이날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 A씨는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관련 집값 상승에 대해 “못해도 1억~2억원은 호가가 오를 것이고 집주인들은 5억~6억원 상승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해제 기대감에 며칠 전부터 대치동의 대장아파트인 래미안대치팰리스(2015년식·1278세대)의 매물들은 모두 거둬들였다는 것이 대치동 공인중개사의 전언이다.
토지허가거래구역에서 부동산, 특히 아파트를 매수하면 전세를 놓을 수 없고 무조건 2년 실거주를 해야했지만 이제 그 의무가 없어졌다.
즉, 아파트를 매수 후 전세를 바로 놓을 수 있는 ‘갭투자’가 가능해 투자자들이 들어올 수 있다는 말이다.
최근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84㎡(34평)은 지난해 12월 3일 35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곧 실거래가가 40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날 서울시는 제2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등 아파트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하는 내용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조정(안)을 승인했다. 조정안은 13일 공고 후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이 구역 주요 아파트들은 잠실동 엘스·리센츠·트리지움,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등이 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이 12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심의 결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현재 서울 시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이른바 ‘잠·삼·대·청’ 일대와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양천구 목동, 성동구 성수동 등 일대 등이다.
시는 이 가운데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아파트 305곳 중 291곳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다만, 안전진단이 통과된 재건축 아파트 14곳은 재건축 추진 기대에 따른 투기 과열 우려가 있어 지정 해제를 보류했다.
지정 해제가 보류된 아파트는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 2차·선경·미도·쌍용 1, 2차·은마아파트, 삼성동 진흥아파트, 청담동 현대1차아파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우성 1, 2, 3, 4차·아시아선수촌 아파트다.
이번 해제를 시작으로 조합설립 인가 여부에 따라 2027년까지 총 59곳에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순차적으로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등 주요 재건축·재개발구역, 공공 재개발 34곳, 투기과열지구 내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14곳은 투기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해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간 토허제는 부동산 가격 안정 취지로 도입됐지만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또한 풍선효과라는 부작용도 낳았다.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14일 “토지거래허가제의 해제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시는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통해 지역단위로 광범위하게 지정했던 허가구역을 ‘핀셋(선별)’ 지정으로 전환해 시민들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부동산시장에 활력을 가지고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부동산시장 안정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투기 등 부동산시장 투기행위 발생 시엔 재지정을 즉시 추진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다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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