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관련 괴담 횡행
◆ 계엄 후폭풍 ◆
비상계엄령 선포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진 도심 장갑차 사진. 해당 사진은 과거 사진으로 밝혀졌다. SNS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저녁 10시 23분께 예고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속보를 접한 시민들에게는 ‘멘붕’이 찾아왔다.
특히 계엄 선포부터 계엄 해제요구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기까지 155분 동안의 전 과정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면서 한밤중에도 온라인 여론이 들끓었다. 이 과정에서 ‘가짜뉴스’ 전파라는 SNS 부작용도 나타났지만, 네티즌의 집단지성을 통한 ‘팩트체크’로 가짜뉴스를 걸러내는 자정 노력이 돋보인 하루였다.
윤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부터 일부 시민은 국회로 몰려가 진입이 통제되는 장면, 총기를 들고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하는 장면, 군 헬기가 날아드는 장면 등을 목격했다. 이들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삽시간에 퍼지면서 다수 시민에게 공유됐다. 직장인 김 모씨(29)는 “역사책에서나 보던 계엄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을 한밤중에 접하고 믿기지 않았다. SNS 상에서 지인들과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해 무섭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정치인들이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면서 과거였다면 확인하기 어려웠을 국회 내부 장면도 여과 없이 공개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담을 넘어 국회에 진입한 라이브 방송은 200만명 넘게 시청했고, 우원식 국회의장의 개인 유튜브 채널도 시청자가 수십만 명에 달했다.
다만 가짜뉴스를 걸러내기 어려운 SNS 특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혼란상이 가중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장면에 ‘오후 11시 이후 통행 시 불시검문·체포 한다’라는 문구가 합성된 사진이 삽시간에 퍼진 게 일례다. 하지만 “나 방금 택시 타고 광화문 지나갔는데, 차량 통행 원활했음” 등 네티즌의 댓글이 달리면서 루머는 순식간에 무력화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상에서 순식간에 퍼진 탱크·장갑차 사진도 시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동대문구에 진입한 탱크 사진’ ‘논현역에 나타난 탱크 사진’ 등 구체적인 지명까지 언급된 게시물로 인해 시민들은 “전쟁이 난 것 아니냐”며 우려했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합성본이거나 과거 사진을 재탕한 ‘가짜사진’이었다. 네티즌들은 “논현역 탱크 사진의 경우 가로수가 파릇파릇하게 찍혔는데 이는 낙엽이 진 현재 시점과 맞지 않는다”며 오류를 스스로 찾아내기도 했다.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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