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등학교 수업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저출생 영향으로 서울 지역 초·중·고 학급 수가 최근 2년 새 1500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정부가 교원 정원을 대폭 줄인 것이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서울시교육청의 ‘2025학년도 초·중·고 학급 배정 계획 기준’에 따르면 올해 전체 학급 수는 3만 981개다. 이는 잠정치로 최종 학급 수는 3월 확정된다. 전체 학급 수가 전년도 3만 1816개에서 835개(2.6%) 줄어든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가 가장 많은 463학급(2.7%) 감소한다. 고등학교는 213학급(3.5%) 줄어 감소 폭은 가장 컸다. 중학교도 159학급(1.9%) 감소한다. 고교는 교육감이 배정하는 후기 일반고가 대상이다.
2년 전인 2023학년도 3만 2500개와 비교하면 학급 수가 1519개(4.7%) 줄었다. 초등학교는 912개(5.1%)나 줄었다. 고등학교도 323개(5.2%)가 사라진다. 중학교는 284개(3.4%) 감소한다.
학생 수가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서울 초·중·고 학생 수는 2023학년도 72만 6994명에서 2024학년도 71만 607명, 2025학년도 70만 729명으로 2년 새 2만 6265명(3.6%) 줄었다.
반드시 학생 수 감소 영향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중학생의 경우 2024학년도 19만 5738명에서 2025학년도 20만 2149명으로 6411명(3.3%) 늘었지만 학급 수는 159개 줄었다. 고등학교도 2024학년도에 학생 수가 전년보다 3805명(2.6%) 늘었지만 학급 수는 110개(1.8%) 줄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정부 정책에 따라 교원 정원이 지속해서 줄어드는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교육계는 분석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31일 입법 예고한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 정원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올해 공립 학교 교사 정원은 초등 2413명, 중등 2380명 등 총 4793명 감축된다.
서울의 경우 교과교사 기준으로 초등 558명, 중등 401명 등 959명의 정원이 줄어든다. 보건, 영양, 사서, 상담교사는 제외한 수치다. 서울은 지난해에도 교사 정원이 1000명 가까이 감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원 정원이 줄면 주당 수업시수 등 업무량이 늘어 학급 수도 함께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이다.
문제는 학생 수가 줄어도 학급당 학생 수 등 교육여건은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서울 중학교의 경우 학생 수는 늘었지만 학급 수를 줄이면서 올해 학급당 학생 수는 26.4명으로, 전년도(25.2명)보다 1.2명(4.8%) 늘었다. 학급당 학생 수는 교육여건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로 적을수록 우수한 것으로 평가한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도 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공무원 정원 감축을 추진하면서 교원 정원도 대폭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한다거나 하는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올해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데, 무작정 교원을 감축하면 한 선생님이 여러 과목을 가르쳐야 하고 교육의 질이 향상되기 어렵다”며 “학급당 학생 수도 더 줄여야 하는 상황인데 교원 정원을 줄이고 학급 수를 줄이는 게 합당한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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