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년 만에 하루 최대 18㎝ 기록
북쪽 찬 공기·따뜻한 서해 ‘합작’
양평·평택 제설작업 중 2명 참변
차는 거북이걸음…마음은 잰걸음 서울·경기 지역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27일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일대에서 차량들이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과 수도권 첫눈은 폭설이었다. 27일 서울에 18.0㎝의 눈이 쌓여 1907년 10월 서울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1월 기준 117년 만에 최고 ‘일최심 적설’(하루 중 눈이 가장 많이 쌓였을 때)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날 밤부터 다시 내린 눈이 28일 최대 30㎝까지 쌓이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울 ‘일최심 적설’이 18.0㎝라고 발표했다. 기존 서울의 11월 일최심 적설 기록은 1972년 11월28일 12.4㎝다. 인천과 경기 수원도 오후 3시 기준 각각 14.8㎝, 21.0㎝ 쌓여 ‘일최심 신적설’ 최고치를 찍었다.
기상청은 북극 한기를 포함한 상태로 한반도로 남하한 한랭 저기압인 절리저기압의 영향으로 서울에 폭설이 내렸다고 설명했다. 북서쪽에서 내려온 차고 건조한 공기가 따뜻한 서해를 지나면서 해기차(해수와 대기의 온도차)에 의해 눈구름대가 만들어졌다. 이 눈구름이 기록적인 11월 폭설로 이어졌다.
폭설로 전국에 사고가 잇따랐다. 오전 8시40분쯤 경기 양평군 농가에서 천막형 차고지가 무너지면서 쌓인 눈을 치우던 A씨(80대)가 숨졌다. 오후 7시26분쯤에는 경기 평택시 도일동 골프연습장에서 상부 철제 그물이 무너져 눈을 치우던 노동자 한 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역에서는 ‘출퇴근길 대란’이 벌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후 2시 대설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다. 오전 10시 기준 서울 동북권과 양평, 전북 진안에 발효한 대설경보를 이후 서울 동남권과 성남 등 경기 16개 시군, 강원 원주·횡성, 인천으로 확대했다. 대설경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20㎝ 이상 쌓일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중대본은 지자체와 관계기관에 지하철, 버스 운행 연장 등 대중교통 운영을 적극적으로 확대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28일 강원 중·남부 내륙·산지와 경북권 내륙에는 오후까지, 경기 남부는 늦은 밤까지 비나 눈이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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