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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8일)를 앞두고 후보자 간 신경전이 팽팽하다. 정몽규 현 회장이 수세적인 입장이라면, 허정무와 신문선 후보는 공세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상대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네거티브 전술도 나오지만,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도 있다. 바로 투표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다.
허정무 후보는 이번 선거가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직접선거 방식으로 열리는 것은 “불공정한 게임”이라며 비판했다. 1월에는 프로 선수, 지도자가 대거 국외 전지훈련을 떠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 국내에서 훈련하는 선수, 지도자도 시간을 내 서울로 올라와야 하는 것은 부담이다. 동호인, 심판 등 생업이 걸린 사람들도 서울로 올라와서 투표하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따른다.
물론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국외로 나가 있는 선수들을 위해 항공료 등 경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전지훈련지에서 서울로 날아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허정무 후보는 법원에 축구협회장 선거 중단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 신문선 후보도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고 정 후보 측에 유리하게 편파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발상만 전환한다면 이런 논란은 해소될 수 있다. 먼저 직접 투표를 꼭 서울에서만 할 것은 아니다. 지방체육회 주관으로 지역에서 투표장을 열고, 지역별 개표가 부담스럽다면 투표함은 나중에 한곳에 모아 개봉하면 된다. 선거인 명부와 신원 확인, 투표용지 관리 등이 엄격히 지켜져야 하는데, 이것을 믿지 못한다면 지방선관위 등 3자에게 맡길 수도 있다.
직접 투표를 하더라도 종목별 특성에 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축구의 경우 시즌이 끝난 12월에 선거를 한다면, 선수와 지도자의 참여율이 높을 수 있다. 선거 일정은 협회 이사회에서 결정하면 되는 일이어서 어려운 것도 아니다.
온라인 전자투표의 적극적인 도입도 필요해 보인다. 휴대폰 등 전자기기에서 인증 확인 절차를 거쳐 투표하면 중앙선관위 등 관리기구에서 개표까지 마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온라인 투표가 담합의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실제 8일 열리는 대한유도회 회장 선거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는데, 도전장을 낸 강동영 후보는 “일부에서 온라인 투표 당일 한자리에 모여 투표하도록 지시하거나 투표 후 인증사진을 보내도록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 회장인 조용철 후보는 “요즘 같은 세상에 부정선거는 있을 수 없다”라고 일축했다
이런 불공정 시비에 대해서는, 사후 신고 제도 활성화나 당선 무효 등 제재의 강화를 통해 바로 잡을 수 있다. 코로나19 시기인 4년 전에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온라인으로 진행된 바 있다.
선거 행위가 투표 방식 때문에 특정 후보에게 이득이 되고, 다른 후보에 손해가 돼서는 안 된다. 대한체육회 산하 60여개 정·준가맹 단체가 4년마다 열리는 회장 선거에 대비해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다음 선거에서는 서울 집중에서 탈피하고, 온라인 방식이 확산된 형태로 투표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김창금 선임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