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왈 서울시향 신임 대표이사가 13일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2025년은 서울시향이 재단 출범 20주년, 창단 8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다. 10년 안에 서울시향이 세계 최고 명문인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실력을 겨룰 수 있는 수준이 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정재왈(60)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대표는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가 맡은 3년 동안 서울시향을 세계적 반열에 올려놓겠다”며 이처럼 밝혔다.
그는 먼저 서울시향 20주년을 평가했다. “10년은 ‘부'(浮), 또 다른 10년은 ‘침'(沈)의 기간이었는데, 이제는 도약해야 할 때라고 강하게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중예술에서 시작된 한류 열풍이 클래식 영역까지 왔다, 서울시향이 ‘케이(K) 클래식’ 확산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이를 위해 세계 무대에서 ‘떠오르는 별’로 주목받는 한국의 젊은 아티스트와 협업을 확대한다.
2015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2021년 부소니 콩쿠르에서 4개의 특별상과 함께 우승을 거머쥔 피아니스트 박재홍, 2023년 한국인 최초로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받은 윤한결과 협연 공연을 계획 중이다.
미국 시장도 공략한다. 오는 10월 뉴욕 카네기홀의 초청으로 미국 관객과 만난다. 정 대표는 “그 전후로 미시간 앤 아버와 오클라호마 공연도 예정돼 있다”며 “올해는 ‘예술과 문화의 성지’인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동부 지역을 공략해 미국 클래식 시장에 서울시향의 높은 연주력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오페라 명작도 주최한다.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선보인다. 서울시향이 단순한 연주가 아닌 오페라 제작에 공동 주최자로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재왈 서울시향 신임 대표이사가 13일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정 대표는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악장 채용에 대해서는 “오케스트라의 조직 안정화와 연주력 강화를 위해 올해 안에 (악장을) 꼭 뽑기로 츠베덴 감독과 논의했다”며 “(악장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출신 아티스트가 될 수도 있을 텐데, 좋은 분을 모셔 오겠다”고 했다.
츠베덴 음악감독의 음악적 색깔에 대해 클래식 애호가·평론가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며 공감을 사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와 관련해, 정 대표는 “츠베덴 감독을 100% 신뢰한다”며 “츠베덴 감독의 5년 임기 동안 그의 음악적 컬러가 서울시향의 음악적 색깔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와 츠베덴 감독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불화는 없을 것”이라며 웃으며 덧붙였다.
한편 정 대표는 지난해 10월 25일 제7대 서울시향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일간지 문화부 기자 출신으로 LG아트센터와 서울예술단, 예술경영지원센터, 고양문화재단 등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과 공공의 문화예술기관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예술경영과 문화행정 전문가다. 취임 직전에는 서울사이버대 부총장으로 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