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2024.12.1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 기록을 새로 쓴 최형우(40·KIA 타이거즈)가 “내년도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비시즌 잘 준비하겠다”고 다음 시즌 각오를 다졌다.
최형우는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최형우는 총 유효표 288표 중 137표를 획득, 강백호(KT 위즈), 김재환(두산 베어스)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득표율은 47.6%를 기록했다.
최고령 기록도 세웠다. 12월 13일 기준 최형우의 나이는 40세 11개월 27일로, 종전 이대호(전 롯데)의 40세 5개월 18일을 뛰어넘었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최형우의 활약은 계속됐다.
116경기에 나서 타율 0.280, 22홈런, 10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0을 기록하며 팀의 정규 시즌 우승에 기여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에서 홈런 1개 포함 타율 0.333, 4타점, OPS 1.012로 활약하며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역대 최고령 한국시리즈 출장 기록(야수)과 최고령 안타, 타점, 홈런 기록을 모두 깼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후 심재학 단장, 이범호 감독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4.12.1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시상식 후 만난 최형우는 “이 자리에 다시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언제 와도 떨리고 대단한 자리인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우승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느냐는 질문엔 “이젠 없다”면서 “우승 기분은 오래 가지 않는다. 여운은 진작에 끝났다. 지금은 다들 야구장에서 운동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각종 최고령 기록을 세울 때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최형우는 골든글러브 최고령 수상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그는 “나중에 누군가 (내 기록을) 깨겠지만, 대호형 기록을 깼다는 게 의미 있다”며 웃었다.
최형우는 일찌감치 2025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최형우는 “4년 전부터 오래 쉬면 안 된다는 걸 느꼈다. 오래 쉬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서 “조금씩이라도 운동을 해야 유지가 된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한국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내년 1월 3일 괌으로 개인 훈련을 떠난다.
28일 오후 광주 북구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KIA 최형우가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2024.10.2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황혼기를 지나가고 있는 최형우는 매 시즌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준비한다.
그는 “항상 마지막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즌에 들어간다. 내 야구 커리어에 아쉬움은 없다. 만족스럽고, 즐기고 있다. 내 야구 인생을 좋아한다. 앞으로도 계속 즐기면서 할 것이다. 잘 되면 계속하고 안 되면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우는 수상 후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나라가 매우 힘든데, 야구팬분들은 선수들이 플레이할 때만큼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묵직한 소감을 말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혼란스러운 정국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소감을) 많이 고민했는데, 적당한 선에서 얘기했다. 우리나라가 지금 힘드니까 다들 야구를 통해 힘내자는 의미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